2025 OCC 우승자 Joyline Chepngeno의 도핑 적발 이슈

트레일 러닝 무대에서 또다시 도핑 논란이 터졌습니다. 주인공은 2025 OCC 여성 우승자인 Joyline Chepngeno입니다. 양성 반응이 나온 대회는 OCC가 아닌, 직전 출전했던 Sierre Zinal이었는데요, 이 대회는 WMRA 월드컵이자 골든 트레일 월드 시리즈 레이스로, 세계 탑 엘리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트레일 러닝 대회입니다.

Joyline의 양성 반응 물질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계열의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로, 염증 치료에 사용되는 주사 진통제라고 합니다. 해당 약물은 경기 기간 외에는 허용되지만, 대회 중 사용하려면 휴약 기간을 지키거나 치료 목적 사용 면책(TUE)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Joyline은 대회 중 소변검사에서 약물이 검출됐고, 미리 TUE를 신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7월 무릎 통증 치료를 위해 주사를 맞았으나 금지 약물임을 몰랐다며 혐의를 인정했고, 결국 세계 육상 연맹의 독립적인 반도핑 및 윤리 관련 기구 AIU(Athletic Integrity Unit)은 Joyline에게 8월 9일 이후 획득한 모든 결과의 무효 처리 및 2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Joyline Chepngeno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주사 처방을 받았고 코치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Sierre Zinal의 우승자는 Caroline Kimutai로 변경되었고, OCC에서도 실격처리되어  Miao Yao와 Judith Wyder가 2년 연속 1,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두 레이스에서 각각 4위를 거두었던 Maude Mathys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모두 포디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이 Sierre Zinal에서 발생한 첫 도핑 발각 사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2022년 남자 우승자 Marc Kangogo와 여자 우승자 Esther Chesang 역시 동일 약물 양성 반응으로 우승을 박탈당했습니다. 세 건 모두 케냐 선수, 그중 두 명은 같은 팀인 Milimani Runners 소속이었고, 코치도 동일했습니다. 결국 Sierre Zinal은 Milimani Runners 소속 선수와 코치 Julien Lyon의 참가를 전면 금지하고, 제공했던 숙박, 식사, 교통, 행정 등의 비용을 모두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Joyline의 스폰서였던 살로몬 역시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계약을 즉시 해지했습니다. 모든 것이 우연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반복되는 이슈로 인해 해당 팀과 선수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가 심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금지 약물의 수가 해마다 늘고 있고, 사람들의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도핑 검사는 엘리트 선수만의 영역이고 자신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하나 소개하자면, 2024년 발표된 연구 Prevalence of Drug Use in Ultraendurance Athletes에 따르면, 2017년 UTMB, TDS, CCC, OCC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익명의 설문에서 2,931명의 응답자는 일반적인 진통제 사용에 대해서만 어느정도 응답했을 뿐, 금지 약물 복용율은 0%를 보인데 반해 412명의 남성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실제 소변 샘플 검사에서는 49.8%가 약물 반응, 16.3%는 금지 약물 검출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검출 비율도 2.7%에 달했습니다.

한편, WMRA는 WMRA 월드컵 운영 예산의 25% 이상을 도핑 방지와 교육에 쓰고 있으며, UTMB 또한 국제도핑검사기구(ITA) 및 독립적인 반도핑 기구들과 협력해 도핑 방지를 강화하는 데 10만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레일 러닝 무대 전반에서 도핑 관리가 강화되고 엄격해지는 만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없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