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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러너와 로드 마라톤 이야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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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엘리트 트레일 러너의 로드 마라톤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UTMB Index 상위 랭킹의 선수들 중 공식 기록이 있거나, 최근에 대회에 참가한 내역이 있는 선수들로 추려봤습니다. 아무래도 로드 마라톤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아닌 만큼, 선수 대부분의 기록 자체가 상당 오래 됐거나 엘리트 레벨에 비해 생각보다는 빠른 기록이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특히나 울트라 트레일 러너 기록의 경우). 이 점을 고려해서 재미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자 엘리트 트레일 러너의 로드 기록 여자 엘리트 트레일 러너의 로드 기록 위 표에 나온 선수들 중 몇 명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Kilian Jornet의 공식 풀코스 기록은 없지만, 44km / 1250m+의 트레일을 3시간만에 완주한 기록이 있습니다. Sara Alonso도 공식 풀코스 기록은 없지만 42km / 1040m+의 Transgrancanaria Marathon 레이스에서 3시간 30분을 기록했습니다. Ruth Croft의 풀코스 기록인 234는 바로 한국에서 세운 기록입니다. Ruth는 2019년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해 이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공식 대회 기록이 아니라 표에 첨부하진 않았지만 Rémi Bonnet는 12.5km / 960m+ 업힐 훈련 후 이어지는 10km 로드 러닝을 29분 37초만에 완주한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현역 엘리트 마라토너가 트레일 러닝 무대에 도전한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몇몇 선수들이 산으로 향한 적이 있는데, 그 예로 일본의 마라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Suguru Osako는 2024년 MCC에 참가한 적이 있고, 전 오리엔티어링 세계 챔피언이자 206의 기록으로 스위스 마라톤 랭킹 2위를 보유하고 있는 Matthias Kyburz도 2023년까지 트레일 러닝 대회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얻은 바 있습니다. 미래에 로드와 트레일에서 모두 정점을 찍는 선수가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선수가 나...

트레일 러너와 로드 마라톤 이야기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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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러너 중에는 로드에서 넘어오거나 트레일과 로드를 겸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특히, 비시즌인 겨울에는 설산에서 스키모를 즐기는 선수가 있는 반면, 눈이 없는 따뜻한 곳에서 로드 마라톤에 참가하는 선수도 많습니다. 지형, 거리, 고도 등 다른 요소가 많은 만큼 로드와 트레일을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잘 달리는 사람은 어디서나 잘 달린다”는 의견도 있고, “아무리 그래도 로드와 산은 다르지!”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과거처럼 “로드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가 트레일로 전향한다”는 인식은 많이 옅어진 듯합니다. 시장 자체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요. 한국만 해도 김지섭 선수가 거둔 2시간 23분 3초의 기록은 한국 러너들 사이에서 트레일 러너도 충분히 경쟁력 있음을 증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혹은 예외 케이스이거나😆). 과연 엘리트 트레일 러너의 로드 성적은? 엘리트 마라토너 수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트레일 러너들도 있습니다. 2022년 시에르지날 우승, 2025년 WMTRC Short Trail 3위를 거둔 스페인의 Andreu Blanes는 2:09:18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지난 달에는 10K 대회에서 0:27:47이라는 기록을 세웠는데, 이는 스페인 내셔널 기록 공동 5위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Christian Allen도 지난 12월 2:09:58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2시간 10분의 벽을 깼습니다. 엘리트 트레일 러너가 단순 마라톤 참가 수준을 넘어 올림픽 대표 선발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Jim Walmsely는 2019년 휴스턴 하프 마라톤에서 64분이라는 기록으로 올림픽 선발전 참가 자격을 얻었고, 선발전이자 본인의 첫 풀코스 마라톤 에서는 215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3명만 뽑히는 선발전에서 22위를 기록하며 딱히 아쉬울 것 없이 떨어졌는데, 그때의 인터뷰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Ultimately, the roads are boring and it’s monotonous and I don’t ...

2026 동계 올림픽에서 만날 수 있는 트레일 러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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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트레일 러닝을 이야기하던 블로그에서 갑자기 웬 동계 올림픽이냐 싶겠지만, 트레일 러너에게 스키는 매우 친숙한 스포츠입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펼쳐지는 종목인 스키모(Ski-Mountaineering)는 스키를 타고 업힐을 오르다가 스키를 메고 걷고, 다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인데, 신체 사용 메커니즘이 트레일 러닝과 유사해 많은 엘리트 트레일 러너들이 겨울 시즌 훈련이나 대회로 병행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도 트레일 러너와 동계 올림픽의 인연은 존재했습니다. UTMB 몽블랑 초대 우승자인 Dawa Sherpa는 2006년~2014년 3회 연속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 출전했고, 2023년 GTWS 여성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던 Sophia Laukli 역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크로스 컨트리 스키 종목에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바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하고, 그로부터 10년 뒤 본인의 트레일 러닝 전성기를 맞았던 스페인의 Luis Alberto 같은 케이스도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번 동계 올림픽 스키모 종목에 참가하는 엘리트 트레일 러너를 살펴보자면, Anna Gibson & Cam Smith /  📷: Team USA Anna Gibson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GTWS에서 활동한 Anna Gibson은 2024, 2025년 GTWS 종합 순위 탑 10 안에 올랐고, WMTRC 미국 대표로도 출전해 Vertical 종목에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육상, 크로스컨트리, 노르딕 스키를 두루 경험한 Anna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스키모 월드컵 남녀 혼성 계주에서 미국 팀 최초로 우승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Cam Smith Anna와 같은 팀을 이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Cam Smith는 이미 미국 내 스키모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한 경험이 있고, 트레일 러너로서 WMTRC Vertical, Classic 종목 미국 대...

2026년은 Patrick Kipngeno의 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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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를 대표하는 엘리트 트레일 러너 중 한 명인 Patrick Kipngeno 는 GTWS 와 WMRA 레이스를 중심으로 활약하며 , 현재 UTMB 20K 카테고리 인덱스 1 위에 올라 있습니다 . Patrick 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인데 , 2025 년 참가한 레이스 결과만 봐도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04.19 Kobe Trail (GTWS) – 1 위 04.26 Jinshanling Great Wall Trail Race (GTWS) – 1 위 06.22 The Broken Arrow Skyrace (GTWS) – 3 위 06.29 Tepec Trail (GTWS) – 2 위 08.02 Pitz Alpine Glacier Trail (GTWS) – DNF 08.09 Sierre-Zinal (GTWS) – 2 위 09.06 Dolomitenmann – 1 위 09.25 WMTRC Vertical Uphill – 3 위 10.04 Šmarna Gora Record – 2 위 10.12 Ledro Sky Trentino Grand Finale (GTWS) – 2 위 2025 년에 참가한 레이스 중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 유일하게 DNF 로 마무리한 Pitz Alpine Glacier Trail 역시 기상 악화로 코스가 단축될 정도였던 만큼 어느 정도는 참작할 여지가 있을수도 …? Jinshanling Great Wall Trail Race에서 우승을 차지한  Patrick Kipngeno  ©GoldenTrailSeries® Patrick 이 포디움에 오르지 못한 다른 레이스를 찾으려면 2023 년 9 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 GTWS 레이스였던 Mammoth Trail Fest 에서 9 위를 기록했는데 , 이마저도 핑계 아닌 핑계라면 , 당시 팀 동료인 Philemon Kiriago 와 각각 2, 3 위로 무난히...

2025 WMTRC Uphill과 Short Trail 레이스 여성 우승자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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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TRC 의 Uphill 과 Short Trail 레이스를 마친 시점에서 이번에는 여자 우승자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유럽 챔피언에서 세계 챔피언이 된 Nina Engelhard / 📷 : WMTRC 공식 페이스북 첫날 경기였던 Uphill 에서 우승한 Nina Engelhard 은 한국에서는 다른 여자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선수이지만 이미 짧은 거리의 Uphill 과 Up&Down 레이스에서 유럽 챔피언을 차지한 선수입니다 . 참가한 20km 미만의 짧은 오르막 위주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Nina 는 두 번째로 높은 ITRA 10K 인덱스를 가지고 있는 여자 선수이기도 합니다 . 쟁쟁한 유럽 탑 선수들은 물론 미국 , 아프리카 선수까지 합류한 세계 무대에서도 챔피언이 된 선수의 다음 타이틀 목표가 무엇이 될 지 궁금해집니다 .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Tove Alexandersson /  📷 : WMTRC 공식 페이스북   Short Trail 여자 우승자 Tove Alexandersson 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선수지만 어마어마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입니다 . 오리엔티어링에 기반을 두고 있는 Tove 는 오리엔티어링 월드 챔피언십에서 2018 년부터 2022 년까지 11 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역대 월드 챔피언십에서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은 누적 메달 수를 보유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 ( 오리엔티어링 엘리트 출신 Judith Wyder 가 12 개 , Tove Alexandersson 은 Judith 의 3 배인 36 개 ㄷㄷ ) Tove 는 오리엔티어링 뿐 아닌 다른 산악 기반의 스포츠에서도 모두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인 선수입니다 . 스키모 , 스키 오리엔티어링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세계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고 , 트레일 러닝과 스카이 러닝은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지만 이미 산이 익숙한...

WMTRC 레이스 시작일에 써보는 추가 주저리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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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만 참가하는 데다가 2 년에 한 번 개최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면 놓쳐버릴 수 있지만 , 트레일 러닝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닌 현시점에서 WMTRC 의 역할은 매회를 거듭하며 커지고 ,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단적인 예로 , U20 레이스를 제외한 남 / 여 Long Trail, Short Trail, Classic, Uphill 총 8 개 레이스에서 상위 25 명의 평균 UTMB 인덱스를 2023 년과 비교하면 , 올해는 단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 그만큼 전체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거나 , 혹은 탑 엘리트 선수들의 참가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뜻이겠죠 . 실제로 2025 OCC 남자 상위 10 명 전원과 여자 상위 10 명 중 7 명이 WMTRC 의 서로 다른 레이스에 출전합니다 . 팀 ( 국가 ) 순위를 정하는 방식은 종목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 Long Trail 과 Short Trail 은 국가별 상위 3 명의 누적 완주 시간이 적을수록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 ( 예 , 상위 3 명의 완주 시간이 각각 4:21:18 / 4:26:57 / 4:30:37 일 경우 총 13:18:52) 반면 , Uphill 과 Classic 은 상위 3 명의 완주 시간이 아닌 누적 순위가 기준입니다 . ( 예 , 상위 3 명의 순위가 각각 3 위 , 4 위 , 7 위일 경우 총 14 가 되고 , 이 값이 낮을수록 상위에 오르게 됨 ) 지난 대회에서 Uphill 과 Classic 은 압도적으로 케냐 또는 우간다가 우세했는데 , Long Trail 과 Short Trail 은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 특히 , Long Trail 에서 1 위 프랑스와 2 위 미국의 누적 완주 시간은 각각 30:43:09 와 30:48:17 로 불과 5 분 정도의 차이였죠 . 10 시간이 조금 넘는 레이스에서 세 명이 각각 2 분씩만 당겼어도 순위가 바뀔 뻔했던 쫄깃함...

세계 트레일 러닝 선수권 대회 WMTRC 주요 참가국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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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열리는 WMTRC는 세계육상연맹 WA가 WMRA, ITRA, IAU와 협력하여 개최하는 세계 선수권 대회입니다. 역사를 가볍게 훑어보자면, 가장 먼저 WMRA가 업힐과 짧은 거리의 마운틴 러닝 대회를 개최해왔고, 이어 ITRA와 IAU가 함께하게 되면서 장거리 레이스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2019년, WA가 마운틴 러닝과 트레일 러닝을 공식 인정하면서 통합 대회인 WMTRC가 비로소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WMTRC는 코로나로 인해 1년 연기된 2022년 태국에서 처음 개최되었고, 이후 2023년 오스트리아, 올해 스페인 피레네 지역의 Canfranc을 거쳐 2027년 남아공 개최가 확정된 상태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80여개 국가 1,7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지난 대회보다 더 큰 규모라고 합니다. WMTRC - World Mountain and Trail Running Championships 종목은 Long Trail, Short Trail, Uphill, Classic, U20 총 5종목이며 주로 다룰 Short Trail은 44.5km 3,657m+, Long Trail은 81.2km 5,413m+로 코스 길이에 비해 누적고도가 제법 있는 편입니다. 더욱이 Canfranc 자체의 해발고도가 샤모니보다도 높은 1,195m이기 때문에 두 코스 모두 2,500m 넘는 지점까지 올라야 합니다. 국가를 대표해 출전하는 만큼 개인 시상 외 팀 시상 역시 진행되는데, 각 레이스에서 순위에 따라 포인트가 부여되고, 국가별 각 부문 상위 선수의 포인트 또는 레이스 기록 합산을 바탕으로 최종 팀 순위가 결정됩니다. 2023 WMTRC에서는 프랑스가 종합 우승, 이탈리아와 미국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짧은 Uphill과 Classic 레이스는 아프리카의 케냐, 우간다가 강세를 보였고요. WMTRC - 팀 스페인 WMTRC - 팀 프랑스 UTMB 이후 약 한 달의 회복 및 준비 기간밖에 없기 때문에 Katie Schide처럼 아예 UTMB를 불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