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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 - 불가리아 Musala 방문기

와이프의 친구 결혼식이 있어 겸사겸사 34일 불가리아 소피아 여행을 왔습니다. 모처럼 와이프와 하는 여행인 데다가 불가리아 방문은 처음이어서 결혼식만 참가하고 돌아가긴 아쉬워 혹시나 소피아 인근에 트레일러닝이나 등산할 만한 곳을 찾아보니 Musala봉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의 곁이라는 뜻을 가진 Musala 2,925m 높이로 발칸반도에서 가장 높으며, 유럽에서 6번째로 높은 산맥이라고 합니다. 수도 소피아에서는 7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아예 몰랐으면 안 갔겠지만, 이런 곳을 알게 된 이상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교통편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많은 Rila 호수와 수도원에 비해 정보와 교통편이 부족했고, 가는 교통편이 있더라도 돌아오는 교통편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한 번 꽂힌 건 해야 하는 성격인지라 🤦 결국 차량을 빌려서 갔다 왔습니다.

 

Musala에 오르기 위해서는 보로베츠라는 마을에 방문해야 합니다. 이 마을은 겨울 휴양지로 유명해 겨울에는 스키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보로베츠의 고도가 이미 1,400m에 육박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부터 올라갈 수도 있지만 스키장이 잘 형성되어 있는 만큼 곤돌라 또는 케이블카를 타고 위로 올라간 후에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역시 케이블카를 타고 위로 올라간 후에 시작했는데, 시작 지점이 2,300m 정도라 살짝 방심했고, 역시나 참교육을 당했습니다.

 

Musala peak
올라갈 땐 힘들지만 빠른 코스로 선택

2,300m에서 시작했으나 삼지선다의 코스 선택을 잘못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200m를 내려간 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첫 번째 휴식 지점인 2,400mMusala Hut을 지난 이후로는 코스 타입이 테크니컬한 돌길로 바뀌었습니다. 더군다나 3,000m에 가까워지는 고도에 구름 한 점 없는 34도의 기온이다 보니 햇빛이 상당히 뜨거웠고, 실제로 선크림을 발랐음에도 팔과 다리가 상당히 익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풍경만은 상당히 멋있었는데, Musala Hut 인근에는 비박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전체적인 코스와 호수는 샤모니의 Lac Blanc Lac Cornu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Musala lake
Lac Blanc과 Lac Cornu를 떠올리게 하는 Musala 호수

오늘 산에 오를 때 2022년 UTMB 몽블랑 티셔츠를 입었는데어떤 등산객이 UTMB를 알아보셔서 잠깐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남편이 몇 년 전에 CCC를 완주해서 저에게도 대회에 참가했는지 여쭤보시며, Musala를 지나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 방면이 풍경도 좋고 달리기도 좋으니 다음에 불가리아에 다시 오게 된다면 한번 가보라고 추천도 해주셨습니다.


Musala peak
2,925m 도착

렌터카 반납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하산은 비교적 쉬운 코스를 선택해 조금씩이나마 달리기도 했고, 다행히 시간 내에 소피아로 돌아와 차량 반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말 샤모니에서 Mont Buet에 오르기로 약속이 되어있는데(Mont Buet는 작년 한 해 올랐던 곳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좋은 연습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산에 다녀오느라 하루를 다 썼으니 내일은 소피아 시내를 좀 둘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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