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모니 트레킹 코스 – 락블랑(Lac Blanc)

샤모니 일대 트레킹을 즐기다 보면 크고 작은 호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중 여러 호수의 이름이 검은색(Noir), 초록색(Vert), 파란색(Bleu) 등 색깔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트레킹 코스는 하얀색을 나타내는 뜻이자 상당히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소인 락블랑(Lac Blanc)입니다.

 

2,352m 고도에 위치한 호수 Lac Blanc

Lac Blanc은 2,352m 고도에 위치한 만큼 올라가는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Lac Blanc의 장점 중 하나가 코앞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후에 트레킹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샤모니에서 1,900m 고도에 가까운 La Flégère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면 비교적 쉽게 Lac Blanc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Lac Blanc은 전에 다뤘던 La Jonction보다 코스가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 여유 시간에 맞춰 코스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Lac Blanc

트레킹 코스

Argentière 원점회귀

저는 샤모니에서 9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인 Argentière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는 원점회귀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Argentière는 샤모니보다도 고도가 200m 정도 높은데, 기차역 앞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 이곳까지는 차로 이동했습니다.

Argentière - Lac Blanc - Argentière 원점 회귀 코스

코스 초반은 나무가 우거지고 돌이 많아 한국에서 자주 달리던 북한산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600m 고도에 오르면서부터는 점점 큰 나무가 줄어들고 서서히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00m쯤 오르면 Grand Balcon Sud 코스와 만나게 되고 두 개의 갈림길로 나뉩니다. 저는 사람이 없지만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은 코스를 선택했고, 다른 한 개의 코스는 내려올 때 지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개의 다른 코스를 모두 걷는 것은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각 코스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올라갈 때 선택한 코스는 물이 흐르는 구간을 지나게 돼서 시원한 물로 얼굴과 팔을 적실 수 있었고 확 트인 풍경 또한 멋있었습니다. 내려올 때 지나온 나머지 한 개의 코스는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조성된 구간이 제법 있었고, Lac Blanc보다 작기는 하지만 Lacs de Chéserys라는 작은 호수들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구간에서 철제 사다리를 이용하여 수직으로 내려와야 하는 구간이 있어 조금 무서울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남은 길은 아주 쉬운 편입니다.

두 개의 갈림길에서 오르막으로 선택한 구간, 이래 봬도 2,100m

Refuge du Lac Blanc and Cafe

Lac Blanc 앞에는 잠을 잘 수 있는 산장인 Refuge du Lac Blanc이 있고 그 아래에는 핫도그와 음료 같은 간단한 음식 및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느 산에 있는 Chalet, Refuge 등과 같이 가격이 제법 있는 편이고(ex, 콜라 한 캔 4유로 – 샤모니 시내에 있는 마트에 가면 500ml 콜라 4병 묶음이 4유로 조금 안 되는 가격이니 판단은 알아서) 특히나 이곳의 화장실은 1유로를 내고 입장해야 합니다. 저는 Refuge du Lac Blanc에 먼저 갔지만 식사 영업은 종료하여 바로 아래에 있는 카페에 가서 콜라만 주문했습니다.

Grand Balcon Sud 코스와 만나는 갈림길 지점부터 처음 올라왔던 구간을 그대로 따라 출발 지점인 Argentière 시내로 내려오니 13.5km 정도가 찍혔습니다. 만약 샤모니에서 출발한다고 하면 지나는 구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 20km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도 다음에는 샤모니 시내 또는 샤모니 시내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한 La Flégère 주차장에서 출발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