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유로 인해 중단 또는 취소되는 트레일러닝 대회들
최근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코스가 변경되거나
아예 중단되는 대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거제100K의 60K와 110K 레이스가 악천후로 인해 중단되었고, 비단 한국 대회뿐만 아니라 최근에 열린 세계 곳곳의 대회도 비슷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Mozart100 by UTMB 대회의 가장 긴 두 카테고리 레이스가 악천후로 인해 중단되었고, 지난 주말에 열린 Trail 100 Andorra By UTMB의 100K 레이스도 고지대의 눈과 낮은 기온 때문에 대회 직전 코스를 수정했습니다.
수정된 코스를 완주하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레이스를 중단하게 된다면 당연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시간과 비용을 들였으나
돌아오는 건 DNF라는 결과와 홀딱 젖은 몸, 장비라면 더욱
그렇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많이 아쉬울 수 있어도, 자연
앞에 인간은 너무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매년 샤모니에서 멀지 않은
Samoëns라는 지역에서 UTHG(Ultra-Trail du Haut Giffre) 대회가
열립니다. 아이들이 참가하는 짧은 레이스부터 128km에
달하는 레이스까지 카테고리도 다양하고 2023년 3천여 명의
참가자를 뛰어넘어 올해는 4천여 명 가깝게 등록한,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는 제법 규모있는 대회입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안타깝게도 악천후로 인해 이 대회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로 긴 96km 레이스인 UTHG는 악천후로 인해 출발 시간이 미뤄졌지만, 가장 긴 128km UTLAC 레이스는 예정된 시간에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UTLAC 레이스에서 발생했습니다. 깜깜한 새벽, 쏟아지는 비로 인해 트레일이 아예 흘러내리는 지경이 되면서 코스가 매우 위험해졌고, 많은 주자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 주자가
중상을 입었고, 한 주자는 안타깝게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결국
대회는 중단되었고 대회 스태프와 지역 소방관 등 많은 인원이 대피 및 구조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대회가 취소되는 대부분의 이유가 날씨이긴 하지만 그 외의 경우도 간혹 존재합니다. 그 예로, 얼마 전 이탈리아의 한 대회는 충분하지 못한 후원과 지난 대회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참가 신청 등으로 인해 결국 대회를 취소했고, 지난달 뉴칼레도니아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한 대회는 프랑스 정부와 뉴칼레도니아 원주민의 갈등으로 빚어진 소요 사태가 민간인과 경찰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심각해져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회 측은 대회 준비를 위해 이미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지만 대회
중단 또는 취소될 경우에는 환불, 일정 재조정 등 복잡한 사후 대처 절차가 필요합니다. 참가자 역시 대회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고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에 중단 결정이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이미 언급했고, 더 언급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트레일러닝을 할 때에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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