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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러닝 대회 참가 후기 -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

레이스 전날 글을 작성할 때만 해도 날이 화창했는데, 오후부터 레이스 당일 아침까지 천둥을 동반한 비가 내렸습니다. 다행히 달리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코스의 많은 부분이 진흙탕과 물 웅덩이로 변했습니다.


파이널인 UTMB Mont Blanc을 제외하고 월드 시리즈 서킷에 있는 레이스에 참가한 것은 Wildstrubel, Saint Jacques에 이어 세 번째였습니다. 레이스가 목적이긴 하지만 레이스를 위해 평소에 오기 쉽지 않은 지역에 방문해 둘러보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보통 UTMB Index에 따라 Bib 넘버가 정해지고, 이를 기준으로 출발 그룹이 나뉘는데, 저는 뒤늦게 카테고리를 변경했기 때문에 Index에 상관없이 끝에서 두 번째 번호를 부여받았고, 마지막 출발 그룹에 속해 첫 그룹보다 45분 늦게 레이스를 시작했습니다.

 

진흙탕이었던 것을 제외하면 상당히 달리기 좋은 코스였습니다. 코스 중간 작은 성을 구경하며 지나가는 맛도 있었는데, 장거리 카테고리는 성곽 위를 달리기도 하지만, 제가 참가한 레이스는 성 옆을 지나거나 통과하는 정도라 살짝 아쉽기도 했습니다.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
이때까지만 해도 하얀 양말...


코스는 크게 두 번의 업힐이 있었는데, 시작하자마자 올라야 하는 업힐은 무난하게 지나갔지만 중반을 지나 두 번째 업힐을 오를 때에는 확실히 힘이 빠지기 시작해 이 구간에서 시간이 많이 밀렸습니다. 결과적으로 폐렴 자체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폐렴에서 회복하는 동안 많이 달리지 못했던 것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최근에 많이 달리지 못했을뿐더러, 달리더라도 짧은 거리만 소화했기 때문에 달리는 중에도 후반에 고전하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이 예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CP를 지나고 피니쉬 지점까지는 거의 평지에 가까웠음에도 허리 통증이 너무 강해 이 구간에서도 걷고 달리기를 반복하고 말았습니다.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
깨끗했던 양말과 신발이 이렇게...

 

33.3km 1,289m+의 코스였고 1,216명이 참가하여 1,196명이 완주했습니다. 저는 4시간 38 32초만에 587번째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습니다. 원했던 시간 내에 들어오진 못했지만, 대회 참가때마다 항상 첫 번째 목표인 완주, 두 번째 목표인 중간은 가기는 가까스로 성공했습니다. 46KmEffort로 오히려 50K 카테고리에 가까우니 이럴 거면 러닝스톤을 0.5개라도 달라고 하고 싶지만😶 참고로 1위 폴란드의 Dominik TABOR 선수는 2시간20분 만에 완주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50K 레이스가 진행됐는데, 1위 케냐의 Sammy Chelangat 선수는 50km 1,980m+의 코스를 무려 3시간 33분 만에 완주했습니다. 작년 1위를 기록한 Grégory Basilico 선수(올해는 8)의 기록보다도 15분이나 빠른 기록인데, Sammy 선수는 팀 동료인 Kipsang Cheboi 선수와 35km까지 함께 달렸으나 마지막 15km는 말 그대로 질주를 해서 10분 일찍 들어왔습니다. 독일의 Benedikt Hoffmann 선수는 줄곧 4, 5위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구간에 힘을 내 Kipsang 선수마저 21초 차이로 제치고 2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샤모니 대표 트레일 러너인 Anthony Felber 선수는 4위를 차지했습니다.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
50K TOP 3 선수들

 

날이 화창하고 대회장 공간이 넓다 보니 피크닉을 즐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Bib을 받아 나가는 길이 UTMB 제품 부스를 지나갈 수밖에 없는 동선이어서 마치 놀이공원처럼 자연스럽게 UTMB 제품을 한 번이라도 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판매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괜찮은 전략으로 보였습니다.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
날이 좋아 피크닉도 많이 즐깁니다

가끔 UTMB 월드 시리즈 트레일 빌리지에 Vibram이 참가하는데, Vibram은 아웃솔을 교체해 주는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저도 레이스 전날 오래된 스피드고트5를 맡기고 레이스 직후 픽업했습니다. 작년 UTMB Mont Blanc에도 Vibram 부스가 있었는데, 올해에도 있을 것 같으니 오래된 신발이 있으신 분은 한번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무료이지만 가입해서 신청하는 절차가 있긴 합니다).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
두 번째 삶을 얻은 스피드고트5

다음 레이스는 한 달 뒤 몽블랑 마라톤입니다. 지금까지 달렸던 레이스와 달리 2 1조로 참가하고 저녁에 시작하는 듀오 레이스라 와이프와 함께 별을 보며 달릴 예정입니다. 남은 한 달 와이프와 많이 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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