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닝 대회 참가 후기 - UTMB Mont Blanc - OCC
OCC 참가 후기
도움이 된 지난 경험
이번에 참가한 OCC는 2022년
MCC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한 UTMB 월드시리즈 파이널
레이스입니다. 2022년 MCC 참가 당시 현지 사정으로
코스가 일부 변경되어 거리와 누적고도가 늘어나 고생했었는데, 그 경험이 이번 OCC 레이스에서는 좋게 작용했습니다. 변경되었던 2022년의 MCC 코스 일부가 OCC
코스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Champex Lac의 경치에 감탄하며 네덜란드 참가자 아저씨와 대화를 잠깐 나누기도 했습니다 |
레이스 초반은 매우 무난하게 진행했습니다. 영상과 사진으로만 접했던 Champex Lac은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웠고, 코스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23km 지점인 Trient까지는 물만 보충할 수 있고, 음식 제공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챙긴 에너지바로 에너지를 보충해야 했습니다.
La Giete를 지나 Trient까지 내려가는 구간부터는 작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MCC 및 지난 6월 몽블랑
마라톤, 개인적인 연습 등의 경험으로 전체 코스 중 2/3 정도는
이미 숙지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는데 그 구간이 Trient로 내려가는 코스부터 시작되었고, 덕분에 다음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첫 Aid
Station인 Trient에서 상당히 많은 음식을 섭취했는데, Col de Balme까지 올라가는 구간이 힘든 것을 작년에 경험했기 때문에 무리해서 달리지 않을 생각이었고, 에너지도 많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는 다른 한국 주자도
만나 약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미 한 번 경험한 구간이지만 힘든 건 여전했습니다. 그래도 2022년 MCC 레이스 당시에는 Trient에서 Col de Balme까지 올라가는 동안 두 번 정도 멈춰서 쉬는 등 상당히 고전을 하며 올랐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천천히 걸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르는 도중 다리에서 쥐가 나려는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서 Col de Balme를 지나 다운힐도 빠르게 내려가지는 못하고 조심히 달려야 했습니다.
다행히 뒤에 보이는 눈이 쌓인 구간은 지나지 않았습니다 |
Argentiere에서 La Flegere까지 올라가는 마지막 업힐 구간은 에너지가 많이 떨어진 탓에 상당히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이 구간에서 추월을 많이 당하기도 했는데, 주자들이 지나가는 건 신경 쓰지 않고 10시간 이내 도착이라는 저 자신만의 목표만 생각하고 묵묵히 올랐습니다.
마지막 Aid Station인 La
Flegere부터는 쭉 다운힐만 이어지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결국 9시간 31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는데,
10km 넘는 거리와 1,000m 넘는 누적고도 차이가 났던 작년 MCC와 불과 한 시간밖에 차이 나지 않는 기록이었습니다. 1년 전에
비해 조금이나마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먼저 도착한 수백 명의 주자를 보며 아직 가야 할 길이 한참 멀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완주 생각에 싱글벙글 |
OCC가 올해 세웠던 트레일러닝 목표 중 가장 크고 중요했던 레이스였기 때문에 다음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트레일러닝 대회를 신청할 수도 있고, 오르고 싶은 곳이 많기 때문에 한동안은 새로운 코스를 발견하는 데 집중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찌 됐든 내년 이맘쯤 다시 열릴 UTMB 파이널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낼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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