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트레일 레이스 소식과 대회 참가 후기 - Trail des Dahus

트레일 러닝 주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난 주말 세계 각지에서 많은 트레일 러닝 대회가 열렸습니다. 미국에서 The Canyons Endurance Runs by UTMB(이하 Canyons), 프랑스에서 Grand Raid Ventoux by UTMB(이하 Ventoux), 2개의 UTMB 월드 시리즈 레이스가 열렸고, 포르투갈에서 MIUT, 일본에서 Mt. FUJI 100, 2개의 World Trail Majors 레이스가 열렸습니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스카이러너 월드 시리즈 레이스인 Kailas Penang Skyrace가, 중국에서는 골든 트레일 월드 시리즈 레이스인 Jinshanling Great Wall Trail Race가 열렸습니다. 한국에서도 Korea 50K와 BLACK YAK Trail Run, 홍천 트레일런이 열렸죠.

이번 2개의 UTMB 월드 시리즈 레이스에는 첫 울트라 러닝에 도전하는 탑 엘리트 트레일 러너 두 명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Francesco Puppi 선수와 폴란드의 Bart Przedwojewski 선수였는데요, 아쉽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Francesco 선수는 Canyons의 100K 레이스에 참가해 8시간 4분의 기록으로 우승한 반면, Bart 선수는 Ventoux의 100K 레이스(실제 코스는 89km)에 참가해 선두권을 달리다 56K 지점에서 DNF를 선언했습니다.

MIUT에서는 Katie Schide 선수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MIUT 115 레이스에서 여성부 우승뿐만 아니라 전체 7위를 차지했는데, 그녀의 파트너인 Germain Grangier 선수보다는 한 시간가량만 뒤처지고, 여성 2위 선수와는 무려 2시간 40분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Mt. FUJI 100에서는 지난해 UTMB Mont Blanc에서 깜짝 3위로 이름을 알린 에콰도르의 Joaquín López 선수가 100마일 부문에서 17시간 48분 40초라는 새로운 코스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70K 레이스인 KAI70K에서는 Jiasheng Shen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불과 일주일 전 중국에서 열린 Mount Yun by UTMB에서 2일 연속으로 21km와 30km 레이스에 참가해 둘 다 우승을 차지하고 바로 우승 커리어를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중국의 Fuzhao Xiang 선수도 Mount Yun by UTMB의 100K 레이스에서 여성 1위, 전체 4위를 기록하고 일주일만에 ASUMI40K에서 여성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저도 주말에 대회에 참가해 달리고 왔습니다. 멀리 Ventoux까지 가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하는 동네 대회가 UTMB Index 레이스 등록을 하지 뭡니까. 대회장이 집에서 3km밖에 안 떨어져 있으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죠. 대회장까지도 설렁설렁 몸을 풀며 달렸습니다.

대회 시작 전

코스는 13.6km에 800m+로 상당히 짧았지만, 1.5km 동안 450m 가까이 올라야 하는 구간이 있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랜만에 레이스에 참가하고 업힐을 오르려니 자꾸만 쥐가 날락 말락…그래도 어찌어찌 잘 마무리해서 기념품으로 받은 치즈를 들고 갔던 길 그대로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완주 메달 대신 치즈

아직은 딱히 2025년 목표로 하는 레이스를 정하지 못했는데 일단 이번 레이스로 올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