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트레일 레이스 소식과 스위스 하이킹 후기 - Grindelwald

지난 주말에도 세계 각지에서 트레일 러닝 대회가 풍성하게 열렸습니다. UTMB 월드 시리즈만 해도 영국, 호주, 중국, 프랑스 총 4개국에서 개최되었는데, Ultra Trail Great Wall by UTMB, Ultra Trail Australia by UTMB는 물론, Ultra Trail Snowdonia by UTMB와 Trail Alsace Grand Est by UTMB에서도 한국 트레일 러너들이 완주를 해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골든 트레일 월드 시리즈의 Il Golfo Dell Isola와 스카이 러너 월드 시리즈의 Monte Zerbion Skyrace가 열렸고, 한국에서는 TNF100에 2천여 명에 달하는 트레일 러너가 참가했습니다.

모두가 트레일 러닝을 하는 동안 저는 Grindelwald 하이킹을...

많은 대회가 열린 만큼 그 내용을 모두 정리하기는 쉽지 않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포인트를 짚어보자면,

UTS 100K 레이스에서는 Jonathan Albon 선수가 Mathieu Blanchard 선수를 30여 분가량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작년부터 100마일 레이스에도 도전하기 시작한 Jonathan Albon 선수가 올해 울트라 트레일 레이스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Mathieu Blanchard 선수는 이미 올해 UTMB 불참을 선언했고, 대신 Hardrock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에 관련 글을 쓰기도 했지만 Hardrock 출전 의사를 밝힌 엘리트 선수들을 고려하면, 올해 Hardrock은 꽤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UTA 100K 레이스에서는 Jiasheng Shen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최근 짧은 대회 간격에도 불구하고 참가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폼이 좋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이탈리아의 Francesco Puppi, Luca del Pero, 그리고 Jiasheng Shen 선수인데, 이 선수들이 올해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Golfo Dell Isola는 2023년 골든 트레일 월드 시리즈 파이널 레이스였으나 2024년에는 제외되었다가 올해 다시 서킷에 포함된 대회입니다. 2023년 시리즈 파이널에서는 내셔널 시리즈를 통해 선발된 한국 대표 선수들도 참가하여 세계 무대를 경험했었죠. 당시 스폰서 없이 레이스를 우승했던 Florea Madalina 선수는 올해 Scott 소속 선수로 2년 만에 돌아와 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작년에는 살로몬 소속). 남성부에서는 골든 트레일 월드 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늘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던 Philemon Kiriago 선수가 드디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4년부터 이번 Golfo Dell Isola 직전까지 골든 트레일 월드 시리즈에서 Philemon 선수가 기록한 순위가 DNF-4-2-2-3-5-2-2였으니, 자칫하면 콩라인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번 우승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2023년 같은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고 이후 한 단계 더 성장한 Elhousine Elazzaoui 선수처럼)

Kleinescheidgg을 찍고 하산

저는 제네바에 사는 친구와 함께 스위스 하이킹을 다녀왔습니다. Grindelwald에서 시작해 Kleine Scheidegg을 찍고 Wengen에서 마무리하는 약 17km 코스였는데, 샤모니와는 비슷해 보이면서도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Kleine Scheidegg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이기도 하더군요. 참고로 Grindelwald는 Eiger Ultra Trail by UTMB가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꽃밭으로 둘러 쌓인 Wengen으로 하산

하이킹 시간보다 오고 가는 기차에 있던 시간이 훨씬 길었던 것이 함정이지만(게다가 돌아오는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집에서 더 멀어지기까지), 코스가 꽤 좋아서 다음에는 트레일 러닝을 위해 다시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코스맵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