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마라톤 Duo Étoilé 후기
지난 주말 몽블랑 마라톤 Duo Étoilé 레이스에 참가했습니다. 몽블랑 마라톤 레이스 중 유일하게 저녁에 출발하는 종목으로 Étoilé(영어로는 Starry)라는 레이스 이름에 걸맞게 몽블랑 하늘의 별을 구경하면서 달리는 레이스입니다.
이 레이스의 또 다른 특징은 2인 1조의 팀으로 구성하여 달리는 레이스라는 점입니다. CP를 지날 때도, 피니쉬 라인에 들어올 때도 두 팀원이 동시에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두 명 중 어느 한 명이 혼자 잘 한다고 해서 되는 레이스가 아닙니다. 참고로 몽블랑 마라톤은 추첨에 응모하고 당첨되어야 참가가 가능한데, 저는 작년 10월 추첨에 응모하고 운 좋게 11월에 당첨 소식을 받았습니다.
저는 와이프와 짝을 이뤄 레이스에 참가했기 때문에 최대한 와이프의 페이스에 맞춰 레이스를 진행했습니다. 레이스는 샤모니 중심부를 벗어나 몽땅베르 기차 정류장 방면으로 올라 Grand Balcon Nord를 달려 Refuge du Plan de l’aiguille를 지나 샤모니로 다시 내려오는 21km 1,450m+의 코스인데, 1,450m의 누적고도 중 1,200m 정도는 한 번에 쭉 올라가는 하나의 큰 업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래 레이스는 저녁 7시 30분 시작이었지만, 기상 악화가 예상되어 30분
미뤄진 8시에 시작됐고 부슬비가 내렸던 것을 제외하고 다행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날이 흐린 탓에 별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대회가 있기 1주일 전 와이프와 함께 코스답사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많은 참가자의 여부입니다. 550여 팀, 즉 1,100명이 넘는 트레일러너가 참가했는데 코스의 많은 부분이 좁은 데다가 대부분 두 명씩 붙어서 다니다 보니 병목현상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록과 성적보다 둘이 함께 한다는 의미가 더 큰 레이스이기 때문에 같이 손을 잡고 피니쉬 라인에 들어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던 레이스였습니다.
인상깊었던 점 중 하나는 작년 UTMB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콜라 대신 시럽과 탄산수 제조기를 이용하여 만든 콜라를 제공했었는데, 이번 몽블랑 마라톤에서도 시럽과 탄산수를 이용한 콜라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UTMB에서는 이미 콜라가 만들어져 있던 반면, 이번에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 직접 시럽을 짜고 생맥주를 따르듯 탄산수를 따른 후 섞어서 마셨다는 점입니다. 이 방법 덕분에 대회 측에서는 상당히 많은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몽블랑 마라톤은 끝났지만, 곧 샤모니에서 또 다른 스포츠 이벤트가 열립니다. 바로 IFSC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입니다. 작년 김자인 선수는 리드 종목 우승을, 서채현 선수는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대회이기도 합니다. 7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데, 제가 오늘 개인적인 일로 한국에 잠깐 왔다가 13일에 돌아가기 때문에 다행히 14일에 진행되는 결승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내내 장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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