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레일러닝 대회 - Grand Raid de la Réunion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프랑스 트레일러닝 대회?
오랜만에
해외 트레일러닝 대회를 소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대회는 Grand
Raid de la Réunion이라는 대회입니다. 이 대회는 Diagonale Des Fous 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참고로
Diagonale은 프랑스어로 대각선, fous는 광인, 광대를 의미하니까 대충 어떤 뜻일지 상상이 가시죠?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대회는 프랑스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가 아닙니다. 이 대회는 동아프리카에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프랑스령 Reunion(레위니옹)이라는 화산섬에서 열리는데, 이
섬은 태계일주로 많이 알려진 마다가스카르,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모리셔스와 가까운 편이기도 합니다. 섬의 크기는 제주도의 1.4배 정도 된다고 하네요.
레이스는
170km 10,500m+의 Diagonale des Fous,
100km 6,090m+의 Trail de Bourbon, 70km 4,000m+의 Mascareignes, 50km 2,500m+의 Metis trail, 그리고
151km 9,130m+ 코스를 4명이 계주로 달리는 Zembrocal trail이 있습니다. Diagonale des Fous와
Trail de Bourbon은 코스 길이와 누적 고도만 봤을 때 각각 UTMB, CCC와 유사하기도 하죠.
상당한
역사가 있는 대회인 만큼 참가 규모도 어마어마합니다. 2023년에는 계주와 Metis trail을 제외한 3개의 레이스에만 6천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가했습니다(2023년에는 Metis trail이 없었습니다). 이 중 약 30%는 완주하지 못했고요.
가장
긴 코스이자 대표 코스인 Diagonale des Fous는 Reunion
섬 중앙을 통과합니다. 참고로 1989년 처음
개최되어 30년이 넘은 지금까지 남성부에서 프랑스 국적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적이 딱 세 번 있었는데, 그 중 두 번은 두말하면 입 아플 Kilian Jornet 선수이고, 다른 한 번은 이탈리아의 Daniel Jung 선수입니다. 참고로, Daniel Jung 선수의 2021년 우승은 단독 우승이 아니고 Ludovic pommeret 선수와
공동 우승이기도 합니다.
Diagonales des Fous 코스맵 / ©Grand Raid de la Réunion 공식 페이스북
지난해에는 2021년 UTMB 준우승, 2023년 Hardrock100 우승자인 Aurelien Dunand-Pallaz 선수가 170km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뒀고, 2023년 UTMB 3위 Germain Grangier 선수가 뒤를 이어 2위로 완주했습니다. 부상으로 오랜 기간 회복에 전념했던 Francois D’haene 선수도 오랜만에 큰 대회에 참가해 8위로 완주했고요.
여성부에서는
2023년 UTMB 우승자인 Courtney Dauwalter 선수가 2022년, 2022년 UTMB 우승자인 Katie
Schide 선수가 2023년 각각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Grand Raid de la Réunion 공식 홈페이지
Grand Raid de la Réunion의 참가비나 참가 요건은 까다로운 편이 아닙니다. 가장 긴 코스인 Diagonale
des Fous 레이스의 참가비가 210유로이니 울트라 트레일 레이스치고 너무 비싸다고 할 정도는
아니죠. 다만 Reunion 섬까지 가는 항공권이 이미 비싸기 때문에
참가비가 비싼 편이 아니라고 딱히 좋아할 필요가 없다는...
Diagonale des Fous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선 해당 기간 내 85포인트 이상을 획득한 2개의
레이스 참가 내역이 필요한데, 여기서 말하는 포인트는 우리가 쉽게 이해하는 KmEffort를
의미합니다(60km 2,500m+ 레이스인 경우 85KmEffort). 그
외 Trail De Bourbon 레이스는 하나의 레이스에서 75포인트, Mascareignes 레이스는 하나의 레이스에서 40포인트를 획득한 내역이 있어야 합니다.
워낙 먼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한국인 입장에서 참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역대 결과를 찾아보니 한국 참가자가 아예 없진 않더라고요. 다만 한국
선수의 마지막 Diagonale des Fous 레이스는 2019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샤모니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인 제네바 공항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항공료만 1,000유로가
넘는지라 저만 하더라도 이 금액이면 차라리 한국에 가거나 다른 인접 국가 여행을 하면서 대회에 참가하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트레일러닝에 더 빠지면 생각이 바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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